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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 - 성적지향 [동성애]1-2 동성애 형성에 영향을 주는 것들(전문가용)
2022-08-29 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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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형성에 영향을 주는 것들
길원평(한동대 석좌교수)
동성애에 대한 의학적 논의는 19세기에 시작되었다. 이전에는 동성애를 주로 종교적, 도덕적 내지 법적 관점에서 대처하였다. 19세기에 이르러 의학에서는 대개의 신경정신병을 ‘원발성’ 뇌의 질병으로 보고, 그 원인을 신경학적인 뇌세포의 변성(degeneration)으로 추측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뇌의 변성으로 발생하는 신경정신장애로는 노인성 치매, 조현병, 양극성 장애, 우울정신병, 망상증, 간질정신병, 히스테리, 성도착증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들 병은 대개 유전하며 점차 악화하는 병으로 보았다.
근대 정신의학에서는 20세기 전후 동성애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 이론에 따라 설명하였다. 그에 따르면 정신성적 발달이 정체되면서 거세 공포, 모성의 압도성에 대한 공포 그리고 남근 선망 해결의 실패 등을 원인으로 보았다. 특히 남자 동성애자의 경우에는 어릴 때에 어머니와의 과도한 밀착, 아버지의 부재, 부모에 의한 남성성 발달의 억제, 성장기 동안 자기애 단계로의 퇴행(regression) 또는 고착(fixation), 형제(자매)와의 경쟁에서 패배 등이 발견된다. 여성의 경우에는 아버지와의 밀접한 관계가 발견되나 연구된 바가 적다. 최근 새로운 정신분석이론 중 아이세이(Isay)는 이성애자가 3∼5세 때 이성과의 성행동 공상을 하듯이 동성애자는 동성과의 성행동에 대해 공상한다고 하였다. 즉, 동성애자는 동성의 부모에게 공상의 초점이 맞춰지므로 여자에서는 어머니가 사랑의 대상이 되며 이 경향이 어른이 되어도 지속된다는 것이다.[1]
현재에는, 정신분석학적 요인 이외에도, 동성애를 일으키는 요인에는 다양한 것들이 제시되고 있다.[2]
첫째,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보다 어릴 때, 성적 또는 신체적 학대를 받은 사례가 1.6~4배 정도 많다는 보고와 함께, 어릴 때의 학대와 동성애 사이에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3-5] 이러한 상관관계의 존재 이유로 동성애 성향이 학대를 유발하였다는 주장이 있지만, 학대가 자존감을 잃게 만들고 자신이 피해자라는 낙인을 찍는 정체성을 갖게 만들어서 또 다른 낙인을 찍는 동성애라는 정체성을 선택하게 만든다는 주장도 있다.[4] 즉, 동성애 성향이 학대를 유발했다는 주장과 학대가 동성애 성향을 유발했다는 두 상반된 주장이 있다. 2013년에 하버드대학의 로버트(Roberts) 등은 동성애는 유발하지 않으면서 학대를 유발하는 가족 특성, 예로서 양부모의 존재, 가난, 부모의 알코올 중독, 부모의 정신 질환 등을 사용함으로써, 유년 시절의 신체적 또는 성적 학대가 동성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6]
둘째, 2013년에 앤더슨 등은 동성애자와 양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보다 어릴 때 가족 단위의 어려움, 예로서 가족의 정신병, 약물중독, 교도소 수감, 부모의 별거 또는 이혼 등을 더 많이 경험한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7] 이러한 결과는 어릴 때 가족 단위의 어려움이 동성애 형성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나타낸다.
셋째, 부모의 잘못된 성역할 모델이 동성애가 형성되도록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약하고 리더십이 없는 아버지, 사랑이 없고 무관심하거나 적개적인 아버지, 강하고 아들의 남성다움을 낙담시키는 어머니,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무시를 당하여서 아들을 과잉보호하거나 사랑의 대상으로 삼는 어머니와 같은 영향이 자녀를 동성애자로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즉, 정상적인 가정에서 올바른 성역할 모델을 하는 부모 밑에서 충분한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동성애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 유년기의 불안정한 성정체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발육 부진이나 뚱뚱함과 같은 신체적인 문제를 갖고 있어서, 또래 집단으로부터 놀림과 거절을 경험함으로써 불안정한 성정체성이 형성될 수 있다. 즉, 남자가 남자이기를 부끄러워하든지, 여자가 여자이기를 부끄러워하면 동성애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아이를 양육할 때에 성정체성을 분명하게 갖도록 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동성애의 뿌리는 성적인 것이 아니라 인정의 결핍, 소속감의 결핍, 박탈감, 오랜 거절감, 불안정감 등이라고 보기도 한다. 탈동성애자인 앤디 코미스키는 “대부분 동성에 대한 호감은 열 살 이전에 시작되며, 이러한 호감은 감정적이고, 성적이지 않으며, 무의식적인 것이다. 이러한 느낌이 나중에는 성적 친밀감이 사랑받고 인정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중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든다.”라고 말했다.[8]
다섯째, 동성과의 만족스러웠던 성경험 또는 이성과의 불만족스러웠던 성경험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9] 남성에 의한 성학대가 여성 동성애를 야기하기도 한다. 1994년 미국의 조사에 의하면 여성 동성애자의 41%가 성폭행과 같은 성적 학대를 경험했다고 한다.[10] 남성으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은 여성은 남성과의 성관계를 피하려고 한다.[11] 교도소, 군대, 기숙사와 같이 동성끼리 장기 숙식하는 환경 속에서 우연히 동성애를 경험함으로써 동성애자가 될 수도 있다. 1982년 미국의 조사에 의하면 교도소 남성 수감자 2500명의 65%가 수감 생활 중에 성관계를 경험했다고 한다.[12] 남성으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은 남성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오해를 하거나,[13] 동성애를 학습할 수도 있다.[14]
여섯째, 동성애를 우호적으로 표현하는 영화, 동성애자의 성적행위를 묘사하는 포르노, 동성애자인 친구들의 이야기 등을 통하여 동성애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고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동성애자가 될 수도 있다. 현대 사회로 올수록 이러한 문화의 영향에 의해서 동성애 충동을 갖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예를 들면 동성애자들의 성관계를 리얼하게 묘사하는 음란물을 청소년들이 쉽게 접할 수 있으며, 그 안에서 배우들이 묘사하는 쾌락의 모습이 청소년들로 하여금 한번 동성애를 해 보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게 만든다. 그러한 열망이 결국 한두 번 경험하게 만들고, 그 후에는 친구들에게 동성애를 권유하고 동참하게 만들어서 동성애가 청소년들에게 확산되게 된다.
일곱째, 동성애를 정상이라고 인정하는 사회 풍토가 동성애를 행동으로 옮기게 만든다. 특히 학교에서 동성애를 성교육 시간에 정상이라고 가르치면, 더욱 담대하게 아무런 죄책감 없이 동성 친구와 실제적으로 동성애를 경험하게 된다. 동성애가 인정되고 성적으로 자유방임적인 서구 사회에서는 마치 윤락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것처럼, 정상적인 가정을 이루고 사는 남성들이 잠깐 시간을 내어서 동성과의 성관계를 맺고 있으며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동성애를 묘사하는 음란물과 동성애를 인정하는 사회 풍토가 최근 서구 사회에서 동성애자의 비율을 증가하게 만드는 주요 요소들이라고 볼 수 있다. 동성애를 정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에 따라, 법에 의해 동성애를 정상이라고 인정하고 학교와 사회에서 동성애를 정상으로 간주하고 가르치게 됨에 따라 급속히 다음 세대에서의 동성애자의 숫자가 증가하게 되고, 그렇게 증가한 동성애자들이 정치적인 압력 단체가 되어 동성애를 정상으로 더욱 인정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비유를 들면, 담배가 수많은 발암물질을 가진 백해무익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사회적으로 묵인하고 근절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미 담배에 중독된 사람의 숫자가 사회 구성원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반대의 성(性)에 가까운 성격, 심리적 경향 또는 외모, 목소리, 체형 등의 신체적인 요소를 가진 경우에 다른 사람보다 쉽게 동성애에 빠지게 만든다.
위에서 열거한 요소들을 크게 둘로 나누면, 선천적인 요소들과 후천적인 요소들로 나눌 수 있다. 부모의 잘못된 성역할 모델, 유년기의 불안정한 성정체성, 왜곡된 성경험, 동성애를 미화하는 문화적 유혹과 친구의 유혹, 동성애를 인정하는 사회적 풍토와 교육 등은 후천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고, 반대의 성에 가까운 외모, 목소리, 체형 등의 신체적인 것과 성격 등의 심리적인 경향은 선천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열거된 요소들을 살펴보면, 성경험과 동성애 포르노와 같은 후천적인 요소에 의한 영향은 직접적이며 강력하지만, 선천적인 요소에 의한 영향은 간접적이다.
그렇지만, 위에서 열거된 후천적인 요소들과 선천적인 요소들 때문에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쩔 수 없이 동성애자가 되었다고 변명을 하면 안 된다. 즉, 후천적인 요소들과 선천적인 요소들이 동성애를 어쩔 수 없이 하게 만드는 강제성을 뜻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의 행동은 동물과는 달리 본능이나 경향에 의해서 완전히 결정되지 않으며, 사람에게는 본능이나 경향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는 의지와 절제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동일한 환경이나 요소를 가진 사람 중에서 극히 소수만 동성애자가 된다. 그러므로 그러한 환경이나 요소로 자신의 동성애를 합리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
실제로 동성애자가 되는 밑바닥에는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고 동성애자가 되겠다고 결단하는 자신의 의지적 선택이 있다고 본다. 자신에게 다가온 유혹, 색다른 경험을 받아들여 동성애자의 길로 갈 수도 있고, 혹은 그것들을 의지적으로 거부하여 멀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즉, 사람의 행동은 환경이나 요소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환경이나 요소 중에서 자신의 선택이라는 ‘여과망’을 통과한 것만 그 사람의 마음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본능이나 경향 탓으로 돌릴 수 없다. 어린 시절의 환경과 성장 과정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과 행동은 자신의 의지와 선택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기에,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어린 시절의 환경과 부모님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동성 간의 성관계에서도 이성 간의 성관계와 비슷한 정도의 성적 쾌감을 얻을 수 있으므로, 동성애를 우연히 경험한 후에 다시 하고 싶은 중독현상을 일으킨다. 알코올, 마약, 도박 등에 중독되는 이유가 그것들을 경험했을 때에 느끼는 쾌감 때문인 것처럼, 동성애로부터 얻는 쾌감이 동성애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지만 동성애로부터 쾌감을 얻었고,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해서 선천적으로 동성애 경향을 타고났다고 오해하면 안 된다. 대부분의 일반인도 동성에 의한 성기 자극을 하면 쾌감을 느끼게 되어 있다. 즉, 동성 간의 성관계로부터 얻는 쾌감도 이성 간의 성관계에서처럼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또한, 동성애는 두 인격체 사이에 이루어지기에, 육체적 쾌감뿐만 아니라 서로 정서적 친밀감을 나눌 수 있고, 동성애 상대자로부터 보호, 배려, 경제적 도움 등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들과 또한 동성애 상대자가 관계를 지속하기 원하며 유혹하기에, 동성애는 다른 중독보다도 훨씬 더 끊기 어렵다. 어떤 행동을 수없이 반복하면 습관이 되고 중독이 되어 자신도 끊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예를 들면, 처음에는 자신이 선택하여 술을 마시지만, 나중에는 술을 마셔야만 되는 알코올중독자가 된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지적 선택에 의해 동성 간의 성행위를 행동으로 옮기면 동성애 성향이 강화되며, 나중에는 빠져나오고 싶어도 빠져나올 수 없는 소위 중독 상태에 이른다.
요약을 하면, 부모, 친구, 경험, 문화, 사회 풍토 등의 후천적인 요소와 신체적인 요소, 성격, 이성에게 호감이 가지 않는 외모 등의 선천적인 요소에 의해 동성애 성향이 청소년의 마음에 형성될 수 있다. 이때 후천적인 요소가 선천적인 요소보다 더 영향을 미치며, 선천적인 요소는 간접적이다. 또한 어릴 때 형성된 동성애 성향은 확정적이지 않고 유동적이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적 선택에 의해 동성애 성향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여서 행동을 옮기게 되면 동성애 성향이 마음에 자리를 잡고 강화되며, 강한 중독성에 의해 동성애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동성애라는 성적 행동 양식이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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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Bradford, J., C. Ryan, and E. Rdthblum (1994) National lesbian health care survey: Implications of mental health care, J. of Consulting & Clinical Psychology 62,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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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ameron, P., and K. Cameron (1996). Do homosexual teachers pose a risk to pupils? Journal of Psychology, 130,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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